부스럭거리는 사소한 소리에도 집중이 안 될 때,
아이튠즈 라디오 클래식 채널을 듣는다.
선택은 언제나 하나. 바로크 음악을 틀어주는 all baroque music.
오늘도 기계적으로 그 채널을 찾아 클릭 클릭을 했는데,
Lisa Beznosiuk가 연주한 바흐 플룻 소나타가 흘러나왔다.
저렇게 어려운 Lisa Benz~ 라는 이름을 내가 기억할리 없다.
그런데 곡의 순서와 연주자의 숨소리, 약간은 탁한 그 음색이 나 중학교 시절 들었던 그 음반임을
몸이 먼저 알아챘다. 채널을 클릭했더니, 연주자 이름이 나왔다. 아, 저런 이름이었어. 맞아.
두근두근.
바흐의 곡을 처음(이자 마지막이 된) 플룻 연주회에서 선보였다.
바흐의 다른 곡은 들어본 적 없다. 내가 연주할 10분 남짓의 플룻 소나타 소품 두어 개가 내가 아는 바흐의 전부다.
그때, 바흐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.
악기 연주법을 막 배우기 시작한 중학생이, 바흐가 너무 좋았던 건, 진심으로, 머리보다 몸으로 좋았던 것이다.
아이튠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 음악, 연주회 전에 밤이고 낮이고 듣고 다녔던 그 CD와 같은 순서로 흘러나오는 전개가
내 생애 가장 솔직하고 고상했던 중학교 시절을 마치 만질 수 있는 물건인양 생생하게 꺼내놓았다.
내가 참 좋아했던 플룻, 마우스피스만 골드이고 키가 달린 관은 반짝거리는 은빛이었던 플룻은
지금 친척 조카가 쓰고 있다. 그 아이가 플룻에 흥미가 있다길래, 난 도통 그걸 다시 불지 않을 것 같아서 선물해주었다.
지금은 연주법도 다 잊어버리고 플룻도 없지만
몸이 기억하는 감각은 절대 없어지지 않아서 고맙고 소중하다.
음악은, 역시, 너무나 강력하다.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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